사람은 자신에게 좋은 것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더 편한 방법을 찾고, 손해보다 이익을 원하며, 자신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려고 한다. 이런 선택 자체를 잘못이라고 볼 이유는 없다. 자신의 삶을 돌보고 필요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자신에게 좋다는 사실만으로 그 선택이 옳다고 판단할 때 생긴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 지나친 피해를 줄 수 있고, 자신의 편의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떠넘길 수도 있다. 반대로 자신에게 다소 불리하더라도 약속이나 책임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 있을 수 있다.
윤리적 판단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그것만으로 선택을 결정하지 않는다. 나에게 좋은 선택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지만, 윤리적인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가치, 그 선택에 따르는 책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람은 자신의 필요와 이익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좋은 직업을 얻고 싶어 하고, 더 나은 생활을 원하며, 자신의 시간과 재산을 보호하려고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는 자신에게 손해가 적은 선택을 하고 싶어 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윤리가 이러한 자기이익을 모두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행복과 안전, 성장과 성취도 중요한 가치다. 다른 사람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면 윤리는 삶을 지속하기 어려운 요구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의 필요를 제대로 이해하고 돌보는 것은 책임 있는 삶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자기이익과 윤리를 처음부터 대립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윤리적 판단의 문제는 자기이익을 추구하느냐에 있기보다, 그 이익을 어떤 방법으로 추구하고 다른 사람의 이익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있다.
나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자신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선택이 언제나 윤리적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아 더 좋은 조건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실수를 숨기면 당장의 불이익을 피할 수도 있다. 공동으로 해야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은 분명 자신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보면 판단은 달라진다. 다른 사람이 알아야 할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겼는지, 자신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겼는지, 상대방이 불리한 상황에 있다는 점을 이용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자기이익은 선택의 결과를 설명해 주지만 그 선택을 정당화하는 기준은 아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가와 그 이익을 얻는 방식이 윤리적으로 적절한가는 서로 다른 문제다.
나에게 좋은 것과 다른 사람에게 좋은 것은 다를 수 있다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서로 다른 이익을 가질 수 있다. 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으면 다른 사람이 덜 얻을 수 있고, 자신의 편의를 높이는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공동생활에서 자신이 사용한 공간을 정리하지 않으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그 일은 결국 다른 사람이 해야 한다. 약속을 취소하면 자신은 더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상대방은 그 약속을 위해 이미 시간과 계획을 조정했을 수 있다.
이처럼 선택의 이익과 부담은 사람마다 다르게 분배된다. 윤리적 판단에서는 단순히 자신이 무엇을 얻는지만 보지 않고 그 선택으로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부담을 떠안는지도 살펴야 한다. 특히 자신은 큰 이익을 얻는 반면 다른 사람이 그 대가를 대부분 부담한다면 그 선택을 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윤리적 판단은 자신의 이익을 다른 사람의 비용과 분리해서 보지 않는다.
자기이익은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자신의 이익이 걸려 있으면 사람은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기 쉽다. 같은 행동이라도 자신이 했을 때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이 했을 때는 무책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정보는 신뢰하면서 불리한 정보는 과장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경향은 특별히 나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입장과 경험을 중심으로 상황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이익이 관련된 상황에서는 자신의 판단을 한 번 더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이 같은 행동을 했다면 어떻게 평가할지, 자신에게 불리한 선택이었다면 같은 이유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이익이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더 균형 잡힌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
윤리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자기이익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자기이익이 자신의 판단을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일이다.
자신의 이익을 포기한다고 언제나 윤리적인 것도 아니다
자기이익을 지나치게 경계하면 반대의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자신이 손해를 보면 더 윤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자기희생 자체가 윤리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모두 받아들이느라 자신의 건강과 생활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계속 감수하면서 그것을 배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선택이 언제나 더 윤리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자신도 윤리적 판단에서 고려해야 할 한 사람이다. 자신의 안전과 존엄, 시간과 자원을 정당하게 보호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과 같지 않다. 다른 사람의 이익을 고려하듯 자신의 이익도 적절하게 고려해야 한다.
윤리적인 선택은 자신을 무조건 희생하는 선택이 아니라 자신과 다른 사람의 정당한 이익을 함께 살펴보는 선택이다.
정당한 자기이익과 부당한 자기이익은 구분할 수 있다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자신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과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해 과도한 이익을 얻는 것은 다르다. 자신의 시간을 보호하기 위해 부탁을 거절하는 것과 공동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도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판단할 때에는 이익의 존재보다 이익을 얻는 과정과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상대방에게 필요한 정보를 숨기거나 불리한 상황을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검토할 수 있다.
자기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정직하고 공정하게 행동할 수 있다. 반대로 작은 이익이라도 부당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자기이익의 크기보다 그 이익을 얻는 방법과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윤리적 판단에서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서로의 이익이 함께 커지는 선택도 있다
자기이익과 다른 사람의 이익이 항상 충돌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 협력함으로써 모두에게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고,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장기적으로 자신의 이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와 역할을 공정하게 나누면 자신도 안정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약속을 성실하게 지키면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고 앞으로 더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자신의 이익과 다른 사람의 이익은 서로 대립하기보다 연결된다. 윤리적 판단은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무조건 포기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때로는 선택의 틀을 넓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함께 높일 방법을 찾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일 수 있다. 윤리적인 선택은 이익을 나누는 방법뿐 아니라 서로에게 더 나은 가능성을 만드는 방법도 살펴본다.
선택의 시간 범위를 넓혀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당장 자신에게 좋은 선택과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좋은 선택이 다를 수 있다. 거짓말을 하면 당장의 불이익을 피할 수 있지만 나중에 신뢰를 잃을 수 있고, 약속을 어기면 한 번의 편의를 얻을 수 있지만 반복되면 관계가 약해질 수도 있다.
반대로 당장은 불편하고 손해처럼 보이는 행동이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잘못을 인정하면 잠시 부끄럽거나 불리할 수 있지만 신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도 그렇다. 그래서 자기이익을 판단할 때는 짧은 시간 안의 이익만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눈앞의 이익과 장기적인 관계, 평판, 신뢰, 자신의 성품과 삶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살펴보면 선택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은 윤리적인 행동을 하면 결국 이익을 얻는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무엇이 자신에게 좋은지 판단할 때에도 시간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의 이익도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다
자신의 이익만 생각해서는 충분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의 이익은 서로 충돌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요구를 들어주면 다른 사람에게 불공정한 결과가 생길 수도 있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고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요구를 그대로 따르는 것과 다르다. 자신과 상대방이 각각 어떤 권리와 책임을 가지고 있는지, 누구에게 어떤 부담이 생기는지, 그 부담이 공정하게 나누어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윤리는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 가운데 어느 하나를 무조건 우선하라는 기준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이익이 충돌할 때 그 차이를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조정하는가이다.
나에게 좋은 선택도 윤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자신에게 좋은 선택과 윤리적인 선택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자신의 안전과 행복, 성장과 정당한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정직하고 공정하게 행동할 수 있다.
문제는 자신의 이익을 유일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데 있다. 자신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뿐 아니라 그 이익을 어떤 방법으로 얻는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신과 다른 사람의 권리와 책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이를 도덕과 윤리의 관점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나에게 좋은 선택은 윤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윤리적인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그 이익을 얻는 방법과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관련된 가치와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윤리는 자기이익을 포기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을 삶의 유일한 기준으로 만들지도 않는다. 나의 이익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다른 사람의 이익과 권리도 함께 고려하고, 그 사이에서 더 정당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자기이익을 윤리적으로 다루는 방식이다. © 에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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