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는 다른 사람의 지시에 따라 일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를 분담하고 협력하려면 누군가는 방향을 정하고 누군가는 그 결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모든 결정을 처음부터 다시 판단한다면 조직적으로 일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정당한 업무 지시를 따르는 것은 직업적 역할의 일부이다. 하지만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이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모든 책임을 없애 주는 것은 아니다.
지시는 조직에서 일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다
직업생활에서 상사의 지시나 업무상 권한을 가진 사람의 결정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 개인이 동의하는 지시만 선택해서 따른다면 업무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공동의 목표를 수행하기도 힘들어진다.
특히 자신보다 더 많은 정보와 권한을 가진 사람이 내린 결정이라면 개인이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단순히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지시를 부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할 수 있다.
지시를 따르는 것은 개인의 판단을 포기하는 행동이라기보다 조직 안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문제는 지시의 내용에 명백한 문제가 있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중요한 사실과 충돌할 때 발생한다.
지시를 받았어도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업무 지시를 실행하는 사람이 그 지시의 문제를 전혀 알 수 없었다면 책임을 판단할 때 그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 때문에 지시가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자신이 확인한 자료에 중요한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상사가 그대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은 중요한 상황이지만, 오류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직업적 책임은 누가 최종적으로 명령했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었는지, 문제를 알리거나 다시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책임은 권한과 선택 가능성에 따라 달라진다
지시를 받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책임을 요구할 수는 없다. 조직에서 개인이 가진 권한과 정보, 선택 가능성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이미 내려진 결정을 단순히 실행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다. 문제를 제기해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직업적 위치 때문에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
이러한 차이는 책임을 판단할 때 중요하다. 개인에게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면 그 책임도 제한적으로 살펴야 한다.
그렇다고 선택 가능성을 지나치게 좁게 이해할 필요는 없다. 직접 지시를 거부할 권한이 없더라도 사실을 확인하거나 문제를 알리고, 필요한 설명을 요청하거나 다른 사람의 판단을 구하는 선택은 가능할 수 있다.
지시를 따르는 것과 판단을 포기하는 것은 다르다
조직에서 책임 있게 일한다는 것은 모든 지시를 의심한다는 뜻이 아니다. 대부분의 정당한 업무 지시는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에 맞는다.
다만 지시가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명백하게 어긋나거나 중요한 위험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단순한 실행을 넘어 판단이 필요하다. 이때 자신의 책임은 지시한 사람과 같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지시는 행동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자신의 판단과 책임을 완전히 대신하지는 않는다. 책임은 지시의 존재와 함께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 가진 권한, 실제로 가능했던 선택을 살펴 판단해야 한다.
상사의 지시처럼 명확한 요구보다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관행이다. 누가 직접 시키지 않아도 오랫동안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일해 왔다면 개인은 그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이다. © 에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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