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생활에서 맡은 일을 잘한다는 것은 흔히 능력이나 성과의 문제로 이해된다. 업무를 정확하게 처리하고 약속한 결과를 만들어 내며 필요한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좋은 직업인의 기본 조건으로 여겨진다. 이런 능력은 윤리와 별개의 문제처럼 보일 수 있다. 윤리는 정직이나 공정처럼 옳고 그름을 다루고, 능력은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두 영역은 분명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일을 잘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언제나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며,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업무 능력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실제 직업생활에서는 능력과 책임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다. 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그 결과가 고객과 동료, 거래 상대방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을 맡는다는 것은 일정한 결과를 기대하게 한다
직업적 역할에는 일정한 기대가 따른다. 누군가가 업무를 맡는 순간 다른 사람들은 그 일이 필요한 수준으로 수행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고객은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절한 판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동료는 맡겨진 업무가 약속한 시점과 수준에 맞게 처리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런 기대가 있다고 해서 모든 업무에서 완벽한 결과를 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일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있고 개인의 노력만으로 통제할 수 없는 요소도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서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의 주의와 능력을 사용했는가이다.
예를 들어 중요한 자료를 검토하는 일을 맡았지만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제출해 오류가 발생했다면 단순히 성과가 낮았다는 평가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그 자료를 믿고 중요한 판단을 내렸다면 자신의 업무 방식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업무 능력은 이처럼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가라는 책임의 문제와 연결된다.
선의만으로 맡은 일을 대신할 수는 없다
직업생활에서는 좋은 의도가 중요하다. 고객을 돕고 싶어 하거나 조직과 동료에게 기여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좋은 의도만으로 직업적 책임을 모두 수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의사가 환자를 진심으로 돕고 싶어도 필요한 지식과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면 적절한 진료를 제공하기 어렵다. 어떤 사람이 동료를 도우려는 마음으로 업무를 대신 처리했더라도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면 의도와 별도로 행동의 적절성을 살펴야 한다.
비즈니스 윤리에서는 의도와 함께 방법과 결과, 예상할 수 있었던 영향을 함께 본다. 맡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능력을 갖추고 그 능력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책임의 일부가 되는 이유이다.
성과가 좋다고 업무 방식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능력과 윤리를 연결한다고 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곧 윤리적이라는 뜻도 아니다. 높은 성과는 중요하지만 그 성과가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졌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정보를 숨기거나, 동료에게 과도한 부담을 넘기거나, 확인해야 할 절차를 생략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면 결과만으로 행동 전체를 평가하기 어렵다. 반대로 필요한 절차를 충분히 지키고 신중하게 판단했음에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책임 있게 일한다는 것은 성과만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방법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관련된다.
일을 잘한다는 것에는 책임 있는 수행이 포함된다
직업적 능력에는 지식과 기술뿐 아니라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필요한 주의를 기울이며 업무의 영향을 고려하는 능력도 포함된다. 기한을 지키고, 중요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알아차리며, 필요한 경우 도움을 구하는 행동은 단순한 업무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행동이 부족하면 다른 사람의 업무와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업무상의 모든 부족함을 윤리적 잘못으로 확대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배우는 과정에서 실수할 수 있고 능력에는 차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과 역할을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맡은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는가이다.
맡은 일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높은 성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필요한 능력과 주의를 가지고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책임 있는 업무 수행의 가장 기본적인 태도로 흔히 성실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성실함을 단순히 오래 일하거나 많은 일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그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 에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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