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는 역할을 나누어 일한다. 누가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 구분해야 책임도 분명해지고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모든 일을 책임진다면 오히려 누구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내 일이 아니다”라는 판단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책임의 경계를 아는 것이 비즈니스 업무에서 중요하다. 문제는 역할의 경계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외면할 이유가 될 수 있는가이다.
역할의 경계는 책임을 분명하게 한다
업무 책임은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에서 출발한다. 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과 영업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같은 책임을 가질 수는 없으며, 관리자와 실무자에게 요구되는 행동도 다르다. 자신의 업무 범위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해진다. 동시에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문제까지 무한하게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도 줄어든다.
비즈니스 윤리는 개인에게 조직 전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책임을 지나치게 넓게 이해하면 오히려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워지고, 권한이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업무에 부적절하게 개입할 수도 있다.
맡은 일이 아니어도 알게 된 사실은 남는다
다만 자신의 담당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알게 된 중요한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업무를 하다가 다른 부서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심각한 오류를 발견했다고 생각해 보자. 직접 수정할 권한은 없고 자신이 최종적으로 판단할 위치도 아닐 수 있다.
이때 그 문제 전체를 해결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관련된 담당자에게 알려 주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전달하는 일까지 반드시 책임 밖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자신의 역할과 직접적인 해결 책임을 구분하면 책임의 범위를 좀 더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적극적인 책임에도 한계가 있다
주변의 모든 문제를 발견할 때마다 개입해야 한다면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다른 사람의 역할과 판단을 존중할 필요도 있다. 따라서 책임의 경계를 넘어 행동할 때에는 문제의 중요성과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함께 살펴야 한다.
사소한 업무상의 차이에 계속 개입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를 알게 되었을 때 담당자에게 사실을 전달하는 것은 다르다. 이 경우 비즈니스 윤리 관점에서 적극적인 책임은 모든 것을 대신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문제를 알았을 때 자신의 담당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외면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책임의 경계에서는 권한도 함께 살펴야 한다
책임과 권한은 연결되어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해 결정할 권한이 없는 사람에게 최종적인 책임까지 요구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충분한 권한이 있는 사람이 문제를 알고도 “직접 담당한 일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그 책임을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
비즈니스 윤리 관점에서 업무 책임을 판단할 때에는 역할의 명칭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어떤 권한과 선택 가능성이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책임의 범위를 제한할 수 있지만, 중요한 문제를 알고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업무 책임은 맡은 역할과 함께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실제로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에서 판단해야 한다.
비즈니스 윤리 관점에서 지금까지 다룬 여러 문제를 하나로 묶어 볼 수 있다. 일을 잘한다는 것, 성실하게 일하는 것, 전문성을 갖추는 것,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 실수와 시간의 문제에 책임 있게 대응하는 것은 서로 떨어진 덕목이 아니다. 모두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라는 하나의 문제로 연결된다. © 에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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