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방법 가운데 상당수는 공식적인 규정에 적혀 있지 않다. 조직에서는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업무 방식이 이어지고, 새로 들어온 사람은 기존 구성원이 해 오던 방식을 배우면서 업무에 적응한다. 이러한 관행은 매번 모든 절차를 새로 결정하지 않아도 되게 하므로 효율적인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오래되었다는 사실과 적절하다는 판단은 같은 것이 아니다. 관행은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경험의 축적이다 관행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많은 관행은 반복되는 업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공식적인 규정으로 세세하게 정하기 어려운 업무 방법을 보완하고 구성원 사이의 협력을 쉽게 만들기도 한다. 새로운 구성원에게 관행은 중요한 학습 수단이다. 문서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업무의 순서와 관계, 실제적인 처리 방법을 기존 구성원의 행동을 통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관행을 따르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모든 기존 방식을 매번 처음부터 의심하고 검토해야 한다면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문제는 관행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행동의 적절성을 보장한다고 생각할 때 생긴다. 반복된 행동은 문제를 보이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처음에는 불편하게 느껴졌던 행동도 반복되면 익숙해진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면 개인은 그것을 특별히 검토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업무 편의를 위해 원래 목적과 다르게 정보를 사용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야 할 내용을 관행적으로 생략하는 방식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면 새로 업무를 맡은 사람도 그대로 따라 하기 쉽다. “원래 이렇게 해 왔다”는 설명은 그 행동을 자연스럽게 보이게 한다. 하지만 행동이 반복되었다는 사실은 그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바꾸지 않는다. 오래된 관행이라도 상대방의 선택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누군가에게 예상할 수 있는 위험을 넘기고 있다면 다시 검토할 이유가 있다. 다른 사람들도 한다는 사실은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결론은...
조직에서는 다른 사람의 지시에 따라 일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를 분담하고 협력하려면 누군가는 방향을 정하고 누군가는 그 결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모든 결정을 처음부터 다시 판단한다면 조직적으로 일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정당한 업무 지시를 따르는 것은 직업적 역할의 일부이다. 하지만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이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모든 책임을 없애 주는 것은 아니다. 지시는 조직에서 일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다 직업생활에서 상사의 지시나 업무상 권한을 가진 사람의 결정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 개인이 동의하는 지시만 선택해서 따른다면 업무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공동의 목표를 수행하기도 힘들어진다. 특히 자신보다 더 많은 정보와 권한을 가진 사람이 내린 결정이라면 개인이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단순히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지시를 부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할 수 있다. 지시를 따르는 것은 개인의 판단을 포기하는 행동이라기보다 조직 안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문제는 지시의 내용에 명백한 문제가 있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중요한 사실과 충돌할 때 발생한다. 지시를 받았어도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업무 지시를 실행하는 사람이 그 지시의 문제를 전혀 알 수 없었다면 책임을 판단할 때 그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 때문에 지시가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자신이 확인한 자료에 중요한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상사가 그대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은 중요한 상황이지만, 오류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직업적 책임은 누가 최종적으로 명령했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었는지, 문제를 알리거나 다시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책임은 권한과 선택 가능성에 따라 달라진다 지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