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평범성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독일을 지배했던 기간을 나치 시대라고 합니다. 나치즘은 국수주의와 권위주의를 표방하는 파시즘 가운데에서도 가장 야만적인 독일의 파시즘을 말합니다. 나치즘의 핵심 이데올로기는 민족적 전체주의와 아리안 인종우월주의, 그리고 조직적 반유대주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떤 논리적 근거도 없이(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극단적인 차별과 혐오를 자행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나치즘은 광적으로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세계사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잔혹한 학살을 주도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중 핵심 인물이 유대인 대학살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입니다.

1960년 5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느 버스 정류장에서 자동차 정비원 한 명이 퇴근길에 이스라엘 비밀정보원들에게 체포됩니다. 곧 법정에 세워진 그는 살면서 한 번도 법을 어겨본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그가 바로 나치의 친위대 장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이었습니다.

죄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일관되게 부인합니다.

“도대체 무엇을 인정하라는 말입니까? 저는 남을 해치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관심 있는 것은 맡은 일을 잘해내는 것뿐입니다.”

자신은 그저 직업이 필요했던 독일 시민이었으며, 힘들게 갖게 된 직업이 군인이었고, 자신이 맡은 업무는 유대인의 재산을 몰수하고 추방하고 학살하는 일이었다는 겁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이라는 말이죠.

그의 정신을 감정한 6명의 의사들은 이렇게 판정했습니다. “아이히만은 지극히 정상이며, 준법정신이 투철한 국민이다.”

그가 체포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아이히만이 뻔뻔한 철면피에 악마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습니다. 그런데 법정에 선 그는 옆집 아저씨와도 같은 수더분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정신 상태도 지극히 정상이라니 이해할 수가 없었죠.

곧이어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하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에는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월급을 받으면서도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저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겁니다. 저는 제 일을 성실히 수행했을 뿐 잘못이 없습니다.”

상부의 지시를 충실히 수행했을 뿐 유대인 학살에 자신의 의지가 조금도 없었기에 자신은 죄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여러분은 이 답변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혜영 저자의 [이제, 좋은 어른이 될 시간]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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